20180712 어쨌거나 가동 중 영원속에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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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적인 영역에서는 심신의 안정에 주력을 다하는 중인데 이게 그냥 최대한 정적으로 생활하는 거라 실제로 도움이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. 어쨌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뿐이다. 집에 있을 때는 거의 침대 밖을 벗어나지 않는다. 어두운 방에 스탠드만 켜놓고 머리맡에 블루투스 스피커랑 에어컨 리모컨을 두고 150*200센티미터의 사각형 안에서만 몇 시간이고 뒹군다. 아무리 심장이 쿵쾅거려도 가장 안전한 곳. 다르게 말하면 가장 안전한 곳에서조차 제대로 이완하지 못한다는 것이지만. 배경음악을 골라 틀고 소설을 읽다가 아이패드로 넷플릭스 <빨간머리 앤> 시즌2를 보고 인스타를 좀 하거나 트위터를 잠깐 눈팅하고(오래 하면 힘들어짐) 다시 소설을 읽다가 졸리면 그대로 눈을 붙였다가 하는 식이다. 내가 주인공이 아닌 다른 이야기에 들어가 있는 동안에만 수다스런 자의식이 그나마 좀 입을 닥치고 있으므로 나는 필사적으로 다른 세계의 문을 연다. 그러다 라블리 손에 붙들려 억지로 산책을 나가기도 한다. 아무데도 안 간다고 버티다가 못 이기는 척 따라나서고 나면 대개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. 하지만 자발적으로는 안 했을 일이다. 나를 별로 판단하지도 않고(나는야 판단의 제왕인데) 때로는 딱히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(는 것 같)아서 좋기도 하다. 나라는 인간을 이해할 수 있건 없건 상관없이 그에게 그냥 내가 '우리 예인이'인 것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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식욕은 0인데 막상 먹으면 또 그럭저럭 먹어진다. 사회생활을 하고 있기에 대충 남들처럼 먹으므로 딱히 살이 빠지거나 하지는 않는다. 단지 뭐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뿐. (아, 밥블레스유 볼 때만큼은 제외!) "너무 적게 먹는다"는 말을 듣는 게 싫어서 일부러 더 열심히 먹기도 한다. 남긴 부분이 덜 보이도록 밥그릇을 돌린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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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제 잘 만큼 잤는데도 아침에 이상하게 너무 졸려서 혼났다. 오전 효율이 너무 떨어진다. 내가 무슨 가전제품은 아니지만.. 노동자로서 스스로 효율을 따지게 된다. 아침형 인간이 아닌데 아침형 세상에 맞춰 살아주고 있으며 아침형 인간들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무언가를 해내고 있으니 노고를 치하해도 모자랄 판에. 오늘은 비가 오진 않는 것 같은데 기압이 낮은지 (다른 이유일지도 모르지만) 두통이 있다. 바쁘다, 아무것도 하기 싫다 하면서도 이런저런 일들을 계속해서 수행하고 있다. 친구 생일선물을 주문했고 이사업체 예약도 했다. 내일은 쉴 것이다. (출근은 안 하지만 오늘의 진도를 봐서는 집에서 노트북을 펴게 될 듯..) 그리고 이 여름이 지나면 아주 많이 나아질 거라고 조금 믿는다. 원래 여름엔 힘들곤 했으니까, 그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.




 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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